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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다락방/메모들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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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스타그램과 그라폴리오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다.

다가오는 사람들이 반갑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가볍게 적은 댓글을 봐도 어떻게 답글을 달아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였다.

지우고 쓰기를 반복한 끝에 겨우 하나의 댓글을 달 수 있었다.

그런 일이 여러차례 반복되면서 이제는 조금은 가볍게 댓글을 달 수 있게 되었다.

 

문득 새벽 잠이 깨서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었다.

한 외국인이 나의 그림에 댓글을 달아 주었다.

나는 고마운 마음에 그분의 인스타그램으로 달려갔다.

보통 내가 외국인 유저들에게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so cute'이다.

어떤 게시물에 댓글을 달지 고민하고 있었다.

보통 최근 게시물에 달아주는데 번역기를 돌려도 글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어 다음 게시물로 넘어갔다.

그 게시물에는 한 젊은 남자가 소파에 앉아 머리가 빠지는 그림이었다.

그 게시물의 내용을 번역기로 돌려봤다.

남자는 늙었기 때문에 머리가 빠졌다는 글이었다.

나는 짧은 영어로 'i am sad'라고 답글을 달았다.

곧이어 그 게시물의 주인공이 댓글을 달아주었다.

답글에는 그 남자는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나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대신 힘내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 외국인은 앞으로 자신의 모든 글과 그림은 자신과 자신의 아내에 관한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 했다.

 

새벽에 그 외국인과의 짧은 대화로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사실 나는 늙어간다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청춘일 수 없다.

나도 곧 그 외국인 작가와 비슷한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

그저 나의 노년은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후기+

분명 늙어서 그렇다고 해서 노부부인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어쩐지 그림이 젊어서 이상하다했다.ㅜㅜ

 

먼 미래에 오늘의 일을 기억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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